이집트서 또 분신..튀니지사태 여파 확산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 튀니지에서 한 대졸 노점상의 분신으로 시민혁명이 일어나자 이집트에서도 분신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집트의 한 정부 관리는 18일 카이로 내 정부청사 앞에서 한 남성이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생활고에 시달려온 50대 남성이 카이로 시내 의회 건물 알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남성은 빵을 싼값에 살 수 있는 배급 쿠폰을 얻을 수 없게 된데 불만을 품고 의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자신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29년째 집권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북아프리카 서북부의 모리타니에서도 40대 남성이 대통령궁 앞에서 차량 문을 잠근 채 그 안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사업가로 알려진 이 남성은 정부가 자신의 부족(部族)에 부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한 항의성 분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타니에서는 군부가 2008년 8월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적인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았다.
튀니지와 국경을 맞댄 알제리에서는 지난 15일 30대 남성이 청년 20여 명과 함께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실업과 주택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중 분신해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이튿날 숨을 거뒀다.
튀니지인들처럼 가파른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알제리인들은 최근 들어 잇따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최근 1주일 사이 4명이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북아프리카에서 분신 시위가 잇따르는 것은 오랜 독재권력의 통치 아래 신음해오다 튀니지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튀니지에서는 대졸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26) 씨가 정부의 단속에 항의해 분신자살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결국 23년간 장기 집권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의 퇴진을 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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