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 미편성으로 발생한 '보육대란'의 책임을 놓고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설전이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박 서울시장은 최근 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일부분 맞다"고 5일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박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다는 보도에 대해 "제가 누리과정 예비비를 차등 지급하는 것은 안 된다고 문제제기 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보육현장 정상화를 위해 조속한 해결이 필요함을 언급하고 누리과정을 둘러싼 국민들의 걱정·불편·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여기에 모든 당사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통령께서 서울시는 왜 예산편성을 않느냐, 또 교육감들이 받을 돈 다 받고 또 달라는 것은 안 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대통령께 아무 대꾸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문제제기를 3번 정도 더 했고 유일호 경제부총리, 황교안 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 등과 일종의 토론을 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그러나 "국무회의 끝나고 복도를 나서는데 현기환 정무수석이 와서 '국무회의를 국회 상임위처럼 활용하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더라"면서 "이는 대통령을 오히려 부끄럽게 만드는 행동이고 우리 서울시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싸울 일도 아니라서 맞대응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국무위원들 다 들리게 목소리를 높여서 사실 창피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박 시장은 아울러 "대통령 말씀이라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니다"면서 "국민을 대표해서 저나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것이니 다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무회의 논란이 불거지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서울시장이 누리과정 예산이 중앙정부 담당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박 시장을 비판했다.

이 부총리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교육청의 의무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전체회의를 소집해 다시 논의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중앙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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