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논의가 사드 배치 논란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강구해야할 여야는 사드 논의에 동문서답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외교부와 통일부로부터 전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당은 북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언급하며 '선(先) 제재 후(後) 대화' 기조를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반면 야당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한반도 긴장 고조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 당국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외통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북핵 문제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심각해졌다"며 "지금 우리가 대화에 나서는 것은 과거 우리의 잘못된 패턴을 반복하는 악순환이다. 지금은 제재에 집중할 때"라고 주장했다.

유기준 의원 또한 "군사적 조치로 사드, B-50 폭격기를 사전에 배치하고, 여기에 외교적인 노력도 함께 했으면 북한이 감히 설 전날 도발하는 것을 꿈도 못꿨을 것"이라며 "북한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 지원에 대해서는 과감히 끊고, 북한 주민이 자유세계의 좋은 맛을 느끼는 데 대해서는 더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우리와 미국은 압박만 이야기하고 대화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요구에 설득력이 없다"며 "우리 외교부와 통일부가 그런 노력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현란한 수사만 하지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사드 배치와 관련,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사드 배치는 무관한 이야기"라며 "자꾸 분위기를 타서 엉뚱한 것을 꺼내니까 우리 정부에 진실성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더민주 심재권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의 외교 실패를 기록하고 있다"며 "외교 참사를 가져오고 있는 최악의 정권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여야의 이러한 논란에는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사드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 사드를 배치하면 북핵과 미사일 방어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사드 배치를 통해 자주국방을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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