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10월16일 곡선군수 재보궐 선거에 출마 예정인 강대광 前군의원

7월20일 오후 1시쯤이었다. 어두운색의 양복을 입고, 까무잡잡하고 마른 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밤새 내린 비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금만 더 내렸다면...

폭우가 내린 후, 곡성은 폭염을 뿜어대고 있었다. 폭폭한 세상에서 정치를 한다는 건 어떤 마음일까? 나는 첫 만남에서 정치색을 뺀 채, 강대광이란 사람을 인터뷰하고 싶었다. 하지만 순서가 바뀌어버렸다. 강대광 후보는 민심, 책임감, 창의성, 직무성 너무 큰 단어들을 빠르게 뱉어내셨다. 나는 첫 계단을 오르려고 발을 들어 올렸는데 강대광 후보는 벌써 열 계단쯤 껑충 뛰어 올라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였다. 가만히 강대광 후보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로지 하나 ‘보궐선거’만을 향하는 사람의 말소리에 대해 생각했다. 조금은 성급하고 잠깐의 멈춤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연신 이야기하셨다.

Q. 저는 강대광이란 사람이 궁금합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A. 그제야 긴장을 푸는 듯 몸을 뒤로 젖히셨다. 평범하게 먹어요. 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백반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Q. 매일의 루틴이 있나요?

A. 요즘은 일정만 소화하기에도 바빠서요. 다섯시 반쯤 일어나서 아홉 시부터는 사람을 만납니다. 선거운동이 ‘나’라는 사람을 파는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분주합니다. 수년의 공백이 있었고,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또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까 근질근질해졌어요. 수십 년 정치를 해서 그런지 저는 꼭 정치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이것도 중독 같습니다.

Q. 무엇이 좋아서 정치에 중독이 되었나요?

A. 저는 대학생 때부터 정치라는 단어를 품었습니다. 사회, 경제, 문화, 이런 것들의 바탕이 정치였습니다. 아마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해왔던 게 정치여서인지 저는 군민의 고민거리가 해결되었을 때 너무 짜릿하고 행복합니다. 강 아무개라는 이름으로는 할 수 없었던 것을 현직 군의원이란 직함은 해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한번,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Q. 누군가가 왜 강대광이어야 하는지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실 건가요?

A.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입니다. 전임 군수가 진행 중인 사업이 많이 있습니다. 남은 임기는 2년 동안 새로운 걸 구상하기보다는 전임 군수가 진행 중인 사업을 잘 마무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일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직무성이 그 어느때보다 더 필요하고, 기기에 적합한 사람이 저 강대광입니다.

Q. 곡성군민들이 가장 가려워하는 건 뭔가요?

A. 그잘 먹고 잘사는 일입니다. 농가소득을 올리고 농민들이 의식주 걱정하는 일 없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합니다. 시골 마을에도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저는 그 대안으로 공동체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전 스타일의 공동체가 아니라 21세기에 걸맞은 공동체 정신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살피는, 나 너가 아니라 우리가 되어 끈끈하게 결속하는 곡성이 되어야 합니다.

강대광 후보, 정치 이야기를 할 때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셨다. 그러다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때 비로소 긴장을 풀고 몸을 뒤로 젖히셨다. 온통 정치라는 단어로 온몸을 휘감고 지내고 있었다. 짧은 시간,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 한 사람을 알아챌 순 없다. 우리는 다만 느낌이란 걸 갖게 된다. 만나서 몇 초 내로 감지하게 되는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우리에게는 있다.

올해, 강대광 후보는 10월만을 향해 달리고 뛰고 또 어떤 날은 페달을 끝까지 밟을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더 센 속도와도 부딪힐 것이다. 액셀은 더 이상 밟히지 않고 어쩌면 자신이라는 온몸을 액셀 위로 던져야 하는 순간도 닥칠 것이다.

나는 정치라는 이름을 1도 알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알고 싶지 않다’가 더 정직한 답변이다. 정치라는 이름에 기대를 저버린 국민 가운데 하나가 되어 팔짱을 끼고 바라만 본다. 그렇지만 매번 투표하고 매번 귀를 쫑긋 세운다. 기대하고 좌절하고 또 기대하고 또 한숨을 내쉬어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사는 한, 나는 온통 정치라는 단어와 함께 호흡할 것이다.

Q. 마직으로 질문할게요. 후보님이 죽었어요. 묘비에 어떤 문장을 적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우선 십자가를 새기고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그냥 왔다 간 사람」이라고 적고 싶어요.

오늘 나는 사람 강대광을 만나러 갔지만, 정치인 강대광을 만났다. 그의 정치 사랑이 꼭 이뤄지길 바라며 돌아왔다.

안미정 프리랜서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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